읽은 책을 기억하는 독서 기록법
다 읽고 몇 달 지나면 내용이 남지 않는 이유와, 별점·한 줄 감상·인상 깊은 구절만으로 기록을 이어가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책을 읽고 몇 달이 지나면 제목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읽는 동안 이해했더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남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평을 길게 쓰려 하면 부담이 커서 시작하지 못합니다.
세 가지만 적는다
기록의 기준을 낮추면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음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별점. 5점 만점으로 매깁니다. 판단이 필요 없고 5초면 끝납니다. 나중에 목록을 훑을 때 어떤 책이 좋았는지 바로 구분됩니다.
한 줄 감상. 문장 하나면 됩니다. "돈에 대한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됨" 정도면 충분합니다. 잘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나중에 읽었을 때 그 책의 인상이 떠오르면 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인상 깊은 구절. 읽다가 표시해 둔 문장을 한두 개 옮깁니다. 이것이 나중에 가장 쓸모 있습니다. 요약보다 원문 한 줄이 그때의 감각을 더 잘 되살립니다.
다 읽지 않아도 기록한다
완독해야 기록할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목록이 잘 늘지 않습니다. 중간에 덮은 책도 기록 대상입니다.
왜 덮었는지 적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3장까지 읽고 지루해서 중단"이라고 적혀 있으면, 몇 년 뒤 같은 책을 다시 집었을 때 판단이 빨라집니다. 그때는 맞을 수도 있고, 여전히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읽다 만 책이 목록에 있는 것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취향의 기록입니다.
읽는 중에 표시하고, 덮은 뒤에 옮긴다
읽으면서 기록하려 하면 흐름이 끊깁니다.
읽는 동안에는 표시만 합니다. 종이책은 접거나 붙임쪽지를 붙이고, 전자책은 하이라이트를 씁니다. 판단하지 말고 표시만 합니다.
기록은 책을 덮은 뒤에 합니다. 표시해 둔 곳을 다시 훑으면서 남길 것을 고릅니다. 이때 대부분은 버리게 되는데, 그 과정 자체가 한 번 더 읽는 효과를 냅니다.
목록이 쌓이면 취향이 보인다
기록이 스무 권쯤 쌓이면 별점 분포에서 패턴이 보입니다.
- 어떤 분야에 높은 점수를 줬는지
- 어떤 유형을 끝까지 못 읽는지
- 한 해에 몇 권을 읽는지
이 정보는 다음 책을 고를 때 쓰입니다. 남들이 좋다는 책보다 내가 좋아한 책과 비슷한 것을 고르는 편이 실패가 적습니다.
달력으로 보기
읽은 날짜를 함께 기록하면 흐름이 보입니다. 몇 달 동안 한 권도 없다가 어느 달에 몰려 있는 식입니다.
이걸 확인하는 것만으로 압박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요즘 책을 안 읽었네"라고 막연히 느끼는 것과, 두 달 동안 0권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다릅니다.
데이플러스에는 독서 기록을 달력으로 보는 기능이 있습니다. 별점과 저자, 감상을 함께 남길 수 있습니다. 노트나 스프레드시트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고, 조건은 하나입니다. 나중에 찾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리
- 별점, 한 줄 감상, 인상 깊은 구절 세 가지만 적습니다
- 완독하지 않은 책도 기록하고, 덮은 이유를 남깁니다
- 읽는 중에는 표시만 하고 기록은 덮은 뒤에 합니다
- 스무 권쯤 쌓이면 취향이 보입니다
목적은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이 남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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